위기는 항상 한꺼번에 닥쳐왔다.
가정에서의 위기, 직장에서의 위기, 관계에서의 위기... 이들을 이유로 한 나 자신의 위기까지.
차례차례 닥쳐와서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삶은 내게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매몰차게도 쉴새없이 나를 두들겨댔다.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답답해하고... 절망하고... 지치고...
결국엔 '그냥 다 놓아버리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짓눌렀다.

그나마 나를 버티게 했던 건 가족들이었다.
내가 모든 걸 포기하는 순간 참 많이도 슬퍼하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망연자실할 아내 그리고 아이들...
이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극단적인 선택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억지로 버텨냈다.

지금도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고 있기는 한데...

캄캄한 아득함만이 남은 지금 이 때...
난 오늘 하루를, 내일을, 그 이후를 어찌 살아가야할까?
답이 없다.
보이지가 않는다.
잘 모르겠다.

주어지는 상황은 주어지는 상황일 뿐,
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건 오로지 나의 몫이며, 이것이야말로 '자유'의 본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솔직히... 그렇게 신뢰가 가지는 않지만,
다시한번 속는 셈 치고 주문처럼 되뇌어본다.
곧 지나갈 것이다.
곧 지나갈 것이다.
곧 지나갈 것이다.
괜찮아질 것이다.
괜찮아질 것이다.
괜찮아질 것이다.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그리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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