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사정이 생겨 4살된 첫째 아이를 부모님 집에 잠시 맡겼습니다. 아빠,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 우리 첫째 아이가 과연 달라진 환경에서 잘 적응할까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잘 지내주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간만에 주말을 활용하여 첫째 아이를 보기 위해 부모님 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 그 사이에 떼가 좀 는 것 같네요. 자기 전 머리를 감기려 했더니 지금 감기 싫다고, 내일 감겠다고 하네요.

울고불고 떼를 씁니다. 욕실, 집안 전체를 넘어서서 아파트 전체가 떠나갈듯 엄청 웁니다.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평소엔 매일매일 아빠가 머리를 감겨주는 걸 당연한 일과라 생각했던 아이라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이 녀석 왜 이러는 걸까요?
그리고 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수많은 책들에서 떼를 쓰는 아이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논할 때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바가 있습니다.
1.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의 구분을 명확히 하라.
2.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지속할 경우 이를 근절시키기 위한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3.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질책이 아닌 적당한 양의 타이름 및 지속적인 무반응이 필요하다.
4. 무반응의 방법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이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5. 아이가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멈추고 반성 및 용서를 구하는 자세를 취할 경우 따뜻하게 감싸안아줘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시도해 보았습니다.
1. 먼저 제때제때에 머리를 감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며, 머리 감기 싫다고 떼를 쓰거나 우는 것은 하면 안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2. 다음으로 부드러운 어조로 제때제때에 머리를 감지 않으면 머리에서 나쁜 냄새도 나고 못된 벌레들이 생겨서 아플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3. 그래도 떼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자 이에 더이상 질책하지도 타이르지도 않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스스로 포기하고 머리를 감겠다고 결심할 때까지.
4. 한참을 울더군요. 정말 한참을 울더군요. 아이의 우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버텼습니다. 지금 버릇을 제대로 고쳐두지 않으면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이 보시기에 너무 힘드실 것 같기도 하고, 또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문제겠다 싶었거든요.
5. 한참을 울던 아이가 이제 진정이 좀 됐다 봅니다. 한동안 조용히 가만히 있다가 드디어 머리를 감겠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전 정말 고맙다고... 용기를 내어주어서 너무 대견하다고... 머리 다 감고 나면 바나나 우유를 주겠다고... 웃으면서 약속했습니다.
6. 눈에 비눗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조심 머리를 감깁니다. 중간중간 격려,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참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렸고... 무엇보다 떼쓰는 아이도 힘들어 보이고, 그걸 지켜보는 저도 힘들었고. ^^;;

저 말고... 아동심리학 전문가가 떼쓰는 아이를 달래는 것과 관련한 몇가지 준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혹여나 저처럼 양육에 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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